2025 가을학기 제 13강 미술 시장의 역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 SDA 댓글 0건 조회 29회 작성일 25-12-11 09:54본문
제13강은〈미술 시장의 역사〉를 주제로, 전 국민대학교 종합예술대학원장 최태만 교수님을 모시고 진행되었습니다.
오늘날 미술 작품은 감상의 대상이자 막대한 자본이 오가는 투자 자산입니다. 이번 강의는 이러한 미술 시장이 메디치 가문의 후원에서 현대미술관과 글로벌 시장으로 이어지기까지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살펴본 시간이었습니다.
메디치에서 공공 전시까지|미술의 ‘가치’가 형성되다
15세기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금융·정치 권력을 바탕으로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예술가를 후원하며, 예술을 신앙과 권위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때 미술의 가치는 가격보다 누가 후원하고 소유하는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7~18세기에 이르러 왕실·귀족 중심의 주문 제작을 넘어 살롱(Salon) 전시와 공개 경매가 등장하면서, 작품은 점차 여러 수집가와 대중에게 열리는 공적 재화로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전시–비평–경매 구조의 기원이 이때 형성되었습니다.
화상(Dealer), 전쟁, 그리고 미국의 부상
19세기에는 인상주의 등 새로운 양식이 등장하며, 제도 밖의 작가를 발굴해 시장을 만든 화상(Dealer)들의 역할이 두드러집니다.
- 주요 화상: 폴 뒤랑뤼엘, 앙브루아즈 볼라르, 다니엘-헨리 캔바일러 등
- 이들은 아직 인정받지 못한 작가를 꾸준히 지원하며, 어떤 예술이 ‘새로운 가치’인지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캔바일러의 소장품이 몰수·경매되며 피카소 등 현대미술 작품이 세계 각지로 흩어지자, 미술은 정치·전쟁·국가 정책의 영향권 안에 있음을 극적으로 드러냅니다. 이어 미국의 이른바 ‘도금시대(Gilded Age)’에는 록펠러, 모건 등 거대 자본가들이 유럽 미술과 현대미술을 대량 수집하며, 미국이 세계 미술 시장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MoMA와 현대미술관의 시대
1929년, 애비 록펠러가 설립한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은 현대미술을 위한 새로운 제도적 장을 열었습니다. 초대 관장 알프레드 H. 바는 피카소 회고전 등 기획을 통해
- 어떤 작가가 근대 미술의 핵심인지,
- 어떤 작품이 미술사적 전환점인지
를 명확히 제시하며, 미술관을 가치 판정 기관으로 자리매김시켰습니다. 이후 MoMA는 소장품과 전시를 통해 세계 미술계의 기준을 제시하고, 화랑·경매사·비평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제도로 기능하게 됩니다.
오늘날 미술 시장은 다음의 요소들이 서로 맞물려 움직이는 하나의 복합 생태계입니다.
- 개인·기업·재단의 자본
- 갤러리·경매사의 유통 구조
- 미술관·학계·비평의 제도적 인정
- 큐레이터와 화상의 기획과 담론
메디치 가문의 사적 후원에서 출발한 미술의 역사는 이제 공공 미술관과 글로벌 시장, 수많은 컬렉터와 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확장되었습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도슨트로서 우리는, 한 작품의 가격과 명성 뒤에 놓인 역사·권력·제도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 관람객에게 “이 작품의 가치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더 입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각을 얻게 되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