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가을학기 제 3강 한국 현대 작가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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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DA 댓글 0건 조회 404회 작성일 25-09-21 20:19본문
서울도슨트협회 서혜경 회장은 「한국 현대작가 연구」강연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이 제도적 한계와 사회적 억압을 넘어 오늘날의 위상에 이르게 된 과정을 조명했습니다.
1960~70년대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으로 대표되는 보수적 화단에 맞서 젊은 작가들의 저항이 시작된 시기였습니다. 유럽에서 유입된 앵포르멜과 추상미술의 흐름 속에서 AG(Avant-Garde Association, 한국 아방가르드 협회, 1969)와 ST(Space&Time, 1971)같은 전위 그룹의 등장은 새로운 미술 실험의 결정적 토양을 마련했습니다. 이들은 회화의 전통적 범주를 넘어 해프닝, 퍼포먼스, 설치미술 등을 시도하며 결과보다 과정과 개념을 중시하는 예술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강연은 이러한 시기를 배경으로, 이건용, 김구림, 하종현, 이배 네 거장이 어떻게 자신만의 독창적 예술 언어를 구축하고 세계 미술계에서 자리 잡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네 거장
이건용(1942~) Ι 실험미술의 거장
ST 그룹의 중심에서 활동하며 현상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사유를 토대로 몸을 회화의 도구로 삼는 신체 드로잉(Bodyscape)을 개척했습니다. 캔버스 뒤에서 그리는 행위나 ‘달팽이 걸음’ 퍼포먼스 등은 기존 회화의 관습을 넘어선 선구적 실험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와 전속 작가로 활동하며, 2025 프리즈 서울에서는 BMW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 활발히 조명받고 있습니다.
김구림(1936~) Ι 시대를 앞서간 전위미술가
제4집단을 이끌었던 작가는 회화, 영화, 설치, 퍼포먼스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 한국 아방가르드의 선구자입니다. 특히 1969년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는 한국 미디어 아트의 출발점으로 기록됩니다. 2010년대 이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베니스 비엔날레 등 국제 무대에서 재조명되며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종현(1935~) Ι 단색화의 물질성
앵포르멜과 AG그룹의 실험을 거쳐 단색화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마대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내는 독창적인 <접합(Conjunction)> 연작을 통해 회화의 평면성을 극복하고 물질 자체를 예술의 전면으로 내세웠습니다. 철조망을 활용해 시대적 억압을 은유했던 초기 작업부터 최근 원색의 강렬한 색채 실험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탐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동시대 작가임을 보여줍니다. 현재 국제갤러리 전속 작가로 활동하며 미술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배(1956~) Ι 숯의 화가
프랑스 유학 시절 발견한 ‘숯’을 통해 소멸과 생성, 순환이라는 동양적 사유를 현대미술로 풀어냈습니다. 대표 연작 <이수 뒤 푸(Issu du Feu, 불의 근원)>, <랜드스케이프>, <Brushstroke>등은 동양적 재료와 서구 미학을 접목시킨 사례로 주목받습니다. 파리 마그 재단(Maeght Foundation) 전시에 이어 뉴욕 록펠러센터 설치 프로젝트 등으로 국제적 명성을 쌓았으며, 세계 미술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마무리
서혜경 회장은 이건용, 김구림,하종현이 공유하는 ‘저항과 실험의 에너지’가 1960~70년대 한국 아방가르드의 핵심 동력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뒤를 잇는 세대인 이배는 ‘숯’이라는 비전형적 재료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통해 물질과 에너지, 삶과 죽음의 순환을 성찰하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음을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치열한 예술혼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거장들의 작품이 최근 키아프(Kiaf), 프리즈 서울(Frieze)같은 아트페어에서 각광받는 것은,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강연은 단순한 작가 소개를 넘어,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과 세계적 위상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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