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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봄학기 미술사 강의:한국의 미학 최광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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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DA 댓글 0건 조회 441회 작성일 25-05-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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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한국 미학인가요?]

오늘날 우리 사회는 겉으론 성장했지만, 우울증과 저출산 같은 정서적 문제가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사회 변화라기보다, 우리 고유의 정체성과 ‘얼’을 잃은 데서 비롯된 문화적 불균형일 수 있습니다. 최광진 소장께서는 그 원인으로, 해방 이후 서양 문물과 이론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주체적인 시선이 약해졌고, 사회 전반이 점차 ‘경제 논리 중심’으로만 흐르게 된 현실을 짚어 주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만의 감성과 고유성은 점점 흐릿해졌고, 삶의 방향도 물질적 기준에만 의존하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한국 미학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논하는 것을 넘어, 우리 안의 ‘나다움’과 정신을 되찾고 삶의 본질을 되묻는 인문학적 성찰의 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강의를 시작하셨습니다.


[서양 철학, 분리에서 출발하다]

서양 철학은 오래전부터 세상을 나누어 이해해 왔습니다. 플라톤은 눈에 보이는 세상은 불완전하며, 진짜는 보이지 않는 ‘이데아’에 있다고 했고, 이후에도 창조주와 피조물, 인간과 자연, 이성과 감성처럼 대립과 분리를 중심으로 사유가 전개되었습니다. 그 결과, 자연은 인간이 다루어야 할 대상이 되었고, 감성보다는 이성이 우선하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됩니다.


[모더니즘, 분화의 끝에 도달하다]
이러한 분리의 사고는 예술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모더니즘은 ‘예술은 예술 그 자체여야 한다’는 입장에서, 형식만을 강조하고 삶과 감정을 점점 멀리하게 됩니다. 회화는 회화답게, 조각은 조각답게, 장르는 각자 구분되어야 한다는 원칙도 생겨납니다. 미니멀리즘에 이르러서는 작가의 의도나 감정조차 배제된 예술이 등장하게 되고, 결국 이 극단적인 분화는 공감의 상실로 이어졌습니다.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지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이 시작된 이유입니다.

[서양의 분화(differentiation) vs 한국의 접화(grafting)]
서양은 구분하고 분석하는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면, 한국은 다름을 인정하고 이어주는 접화의 철학을 지녀 왔습니다. 단군 신화, 천지인 사상, 삼한관 등은 모두 갈등보다 화해와 조화를 중시하는 전통의 표현입니다. 이러한 세계관은 오늘날 다양한 요소를 융합하려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신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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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한국 미학이 중요한가요?]
포스트모더니즘은 경계를 허물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흐름입니다. 한국은 이미 오랜 시간 혼종성과 조화를 실천해 온 문화적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문화의 중심은 서양에서 동양으로, 분화에서 접화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은 고유의 미의식과 철학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최광진 소장께서는 예술은 신명이 나는 순간, 그리고 자기만의 빛깔을 찾는 일이라 강조하셨습니다. 서양이 유사한 것끼리의 조화를 추구했다면, 한국 미학은 다름을 인정하고 어우러지는 ‘접화’의 미학을 통해 고유성을 드러냅니다. 해학, 평온, 신명, 소박으로 이어지는 4대 미의식은 단지 아름다움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를 실현하는 감성의 길이기도 합니다. 도슨트로서 예술을 전한다는 것은, 곧 그 미의식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내는 일이 아닐까요? 한국 미학은 바로 그 감각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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