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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가을학기 제 6강 로댕 이후 현대조각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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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DA 댓글 0건 조회 338회 작성일 25-10-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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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립현대미술관의 《론 뮤익》, 리움미술관의 《이불》개인전 등 대형 조각 전시가 연이어 열리며, 조각이라는 매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 6강은 안소연 미술평론가를 모시고 〈로댕 이후 현대 조각의 확장〉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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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시작: 임근희 부회장 인사 말씀>


■ 로댕 Ⅰ ‘조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출발점

안소연 평론가는 이번 강의에서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을 현대 조각의 기점으로 제시했습니다. 그 이유는 로댕이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조각의 목적, 즉 ‘무엇을 재현할 것인가’에서 벗어나 ‘조각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으로 시선을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등장은 조각을 단순히 서사의 매개나 미적 재현의 도구로 보던 오랜 관습을 뒤흔들며, 예술의 초점을 대상에서 매체 자체로 이동시킨 혁신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로써 조각은 더 이상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투명한 매체’가 아니라, 물질·공간·시선·시간이 교차하는 사유의 장으로 새롭게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 조각의 기원 Ⅰ 재현과 서사의 역사

원시시대의 ‘비너스상’에서 출발해 고대 그리스 조각, 이집트 분묘 조각에 이르기까지 조각은 오랜 세월 동안 죽은 자의 몸을 대체하는 주술적 역할, 문자를 대신해 역사를 기록하는 기념비적 역할, 신전과 건축물을 장식하는 종교적·정치적 역할 을 담당해왔습니다. 이 시기의 조각은 대부분 회화처럼 정면 감상에 최적화된 형태로, 해부학적 구조와 서사가 명확히 드러나는  재현의 예술이자 ‘투명한 매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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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 안소연 평론가>


■ 로댕의 혁명조각의 문법을 해체하다

19세기 말, 로댕은 이러한 전통적 관념을 뒤집으며 조각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그의 대표작 《지옥의 문》은 단테의 서사를 재현하기보다, 이전에 만든 인물상들을 맥락 없이 재조합하고 반복함으로써 하나의 이야기 대신 조각의 제작 과정과 물질성 자체를 드러냅니다. 또한 《아담》, 《발자크》에서는 인체의 비례를 과장하거나 왜곡하고, 거푸집의 접합선·점토의 흔적·기포 자국을 그대로 남겼습니다. 이를 통해 완성된 형태보다 작가의 손길과 시간의 흔적, 즉 ‘조각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작품의 의미로 확장되었습니다.


■ 시각의 좌절에서 경험의 확장으로

로댕이 던진 질문은 20세기 조각의 새로운 방향을 결정지었습니다. 콘스탄틴 브랑쿠시는 매끄럽게 연마된 금속 표면에 관람객과 주변 공간을 비추게 하며, 조각이 현실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존재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데이비드 스미스는 정면과 측면의 형태가 전혀 다른 철조 조각을 통해, 관람자가 한쪽 면만 보고 전체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며 시각의 좌절을 의도된 경험으로 전환했습니다. 안소니 카로는 단순한 색면 구조물로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 경험’을 제시했습니다. 이처럼 현대 조각은 ‘한 번에 전체를 볼 수 없다’는 인식 속에서, 관람객이 직접 움직이고 시간을 들여 작품과 관계 맺도록 유도하는 경험의 예술로 발전합니다.


■ ‘조각’에서 ‘조각적인 것’으로

안소연 평론가는 오늘날 ‘조각’이 단순한 장르를 넘어 ‘조각적(sculptural)’사고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조각적’이란 3차원의 형태를 만드는 기술적 행위를 넘어, 물질·빛·공간·시간 그리고 관람객의 관계를 인식하고 사유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현대 조각은 더 이상 고정된 좌대 위에 놓인 오브제가 아니라, 관람자의 움직임과 감각을 통해 완성되는 ‘경험하는 예술’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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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마무리: 구영미 수석부회장>


■ 마무리

이번 강의는 조각이 더 이상 어렵고 낯선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고 보이지 않는 시간과 과정을 상상하게 하는 매력적인 매체임을 깨닫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작품을 ‘보는 법’을 넘어 ‘경험하는 법’을 안내해야 하는 우리 도슨트들에게 깊은 영감과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는 강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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